동요방정식을 처음 봤을 때 우변이 제일 헷갈렸다.
2H · d(Δf)/dt = ΔPG − ΔPL − D·Δf
뒤에 붙은 두 항이 모두 마이너스로 묶여 있으니, ΔPL과 D·Δf가 비슷한 성질의 값처럼 보였다. 둘 다 “부하 쪽에서 빼는 것”이라고 뭉뚱그려 외웠더니, 나중에 부호를 따지는 문제에서 계속 헤맸다. 알고 보니 이 둘은 성질이 완전히 다른, 서로 독립된 물리 현상이었다.
우변은 “지금 계통에 전기가 얼마나 남거나 모자란가”
먼저 좌변부터 짚고 가면, 2H·d(Δf)/dt는 주파수가 얼마나 빠르게 떨어지는지(RoCoF)를 나타낸다. H는 관성정수다. 그리고 우변의 값이 그 하락 속도를 결정한다.
즉 우변은 순 전력(Net Power)이다. 지금 이 순간 계통에 전기가 남는지 모자라는지를 하나의 숫자로 압축한 값이고, 그 부호와 크기가 주파수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밀어내는지를 정한다.
ΔPL과 D·Δf는 원인과 반응이다
내가 뭉뚱그렸던 두 항을 제어공학의 언어로 갈라 놓으면 이렇게 된다.
| 항 | 명칭 | 제어공학적 의미 | 물리적 실체 |
|---|---|---|---|
| ΔPL | 부하 변동량 | 외란(Disturbance) / 독립 변수 | 거대 공장 스위치 ON. 주파수 하락을 유발한 최초의 원인 |
| D·Δf | 부하의 주파수 의존성 | 피드백(Feedback) / 종속 변수 | “주파수가 떨어졌네, 모터가 천천히 도네.” 사고에 뒤따르는 자연스러운 반응 |
| ΔPG | 발전기 출력 변동 | 제어 입력(Control Input) | 조속기가 밸브를 열어 뿜어내는 추가 출력. 능동적 방어 |
이렇게 갈라 놓고 보니 명확해졌다. ΔPL은 사고를 친 놈이고, D·Δf는 사고 때문에 따라 나온 반응이다. 하나는 원인이고 하나는 결과인데, 수식에서 나란히 마이너스로 묶여 있어서 같은 편처럼 보였을 뿐이다.
마이너스 부호는 괄호를 풀면서 생긴 것
부호가 왜 저렇게 되는지는 원래 식을 따라가 보면 허무할 만큼 간단하다. 순 전력은 “발전량 변화 − 소비량 변화”다. 이때 총 소비량 변화는 외부에서 가해진 충격 ΔPL과 주파수 변동에 따른 자연 감소분 D·Δf의 합이다.
순 전력 = ΔPG − (총 부하 변동)
= ΔPG − (ΔPL + D·Δf)
= ΔPG − ΔPL − D·Δf
괄호를 풀면서 −D·Δf 형태가 된 것일 뿐이다. 빼기로 묶여 있다고 해서 두 항이 같은 성질인 것은 아니었다.
부호를 성질별로 다시 묶으면 철학이 드러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보면 이 식이 하려는 말이 보인다. 주파수가 하락하는(Δf < 0) 위기 상황을 가정한다.
- 원인 발생: ΔPL > 0 (부하가 늘어 전력 부족 유발)
- 방어 기제 1: ΔPG > 0 (발전기 출력 증가)
- 방어 기제 2: D·Δf < 0 (주파수가 떨어졌으니 소비 자체가 감소)
D·Δf가 음수이므로, 이를 대입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재구성된다.
순 전력 = ΔPG − ΔPL − (D × 음수)
= ΔPG − ΔPL + |D·Δf|
= (ΔPG + |D·Δf|) − ΔPL
모양이 바뀌자 의미가 선명해진다. 앞의 괄호 (ΔPG + |D·Δf|)는 계통을 살리러 온 구조대다. 발전기가 생산을 늘린 것과 부하가 소비를 줄인 것이, 계통 입장에서는 “여유 전력 확보”라는 완전히 같은 플러스 효과를 낸다. 그리고 뒤의 −ΔPL이 애초에 사고를 친 골칫덩어리다.
네가와트 — 절약된 1 MW는 생산된 1 MW와 같다
이 정리를 마치고 나서 가장 남은 생각은 이것이었다. 계통 운영자 시각에서 발전력 1 MW를 추가로 생산하는 것과 부하가 스스로 1 MW를 덜 쓰게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수요반응(DR)이나 네가와트(Negawatt)라는 개념이 왜 실제 전력시장에서 발전 자원과 동등하게 취급되는지, 동요방정식 우변의 부호가 이미 수학적으로 증명하고 있었던 셈이다.
정리
- 동요방정식 우변은 순 전력이며, 그 값이 주파수 하락 속도(RoCoF)를 결정한다.
- ΔPL은 외란(원인), D·Δf는 피드백(반응), ΔPG는 제어 입력으로 성질이 전부 다르다.
- −D·Δf의 마이너스는 총 부하 변동을 괄호로 묶었다가 푸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 성질별로 다시 묶으면 (발전 증가 + 소비 감소) − (최초 외란) 구조가 되고, 여기서 네가와트의 철학이 나온다.
공부하며 정리한 내용이라 표현이 서툴거나 잘못 짚은 대목이 있을 수 있다. 이상한 부분이 보이면 알려주시면 고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