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는 정상 운전 전압과 전류를 그대로 걸어 봐야 성능을 알 수 있을까, 아니면 더 간단한 시험만으로도 충분할까. 처음 배우면 무부하시험은 아무 일도 안 하는 시험처럼 보이고, 단락시험은 이름부터 위험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두 시험만 잘 이해하면 철손, 동손, 등가회로 정수, 전압변동률, 효율까지 비교적 적은 전력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는 왜 그런지, 어떤 값을 읽고 어떻게 해석하는지 차근차근 정리한다.
변압기 성능을 두 번의 기본 시험으로 읽어내는 이유
무부하시험과 단락시험은 변압기의 대표적인 공장시험이자 해석의 출발점이다. 무부하시험은 보통 저압측 또는 취급이 쉬운 측에 정격전압을 인가하고, 다른 한쪽은 개방한 상태에서 전압·전류·전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이때 측정 전력은 대부분 철심에서 생기는 철손을 나타내며, 여자전류와 자화특성도 함께 파악할 수 있다. 반면 단락시험은 한쪽 권선을 단락하고 다른 쪽에 아주 낮은 전압을 가해 정격전류가 흐르도록 하여 전압·전류·전력을 재는 시험으로, 측정 전력은 거의 권선의 동손에 해당한다.
중요한 점은 두 시험이 서로 다른 손실을 분리해서 보여 준다는 데 있다. 무부하에서는 전류가 작으므로 권선 저항에 의한 동손이 매우 작고, 단락시험에서는 인가전압이 낮아 자속이 작으므로 철손이 매우 작다. 그래서 각각의 시험에서 지배적인 성분만 뽑아낼 수 있다. 기술사 답안에서도 이 분리 원리를 짚지 않으면 단순 암기로 보이기 쉽다. 왜 정격전압을 걸 때는 철손이, 왜 저전압 정격전류 조건에서는 동손이 중심이 되는지를 연결해서 써야 점수가 잘 나온다.
여자분지와 직렬임피던스가 시험값에 드러나는 과정
변압기 등가회로는 크게 여자분지와 직렬임피던스로 나눠 본다. 여자분지는 철심 자화를 위한 리액턴스와 철손을 나타내는 저항으로 생각할 수 있고, 직렬임피던스는 권선 저항과 누설리액턴스를 합친 것이다. 무부하시험에서는 2차가 열려 있으므로 부하전류가 흐르지 않고, 1차에는 자속을 만들기 위한 여자전류만 흐른다. 따라서 입력전력은 거의 철손이고, 측정 전류는 여자분지의 성질을 반영한다.
단락시험에서는 반대로 자속이 작아 여자분지 전류를 무시할 수 있게 된다. 이때는 등가회로에서 직렬임피던스만 남긴 것처럼 볼 수 있다. 정격전류가 흐를 때 필요한 전압이 곧 임피던스 전압이며, 이 전압과 전력으로 등가저항과 등가리액턴스를 구한다. 여기서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다. 단락시험이라고 해서 큰 사고전류가 흐르는 상태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전원측 전압을 아주 낮게 올려 정격전류까지만 맞추므로, 위험한 고장상태 자체를 보는 시험과는 성격이 다르다.
시험값에서 철손·동손·등가정수를 구하는 식
무부하시험에서 측정값을 V₀, I₀, P₀라 하자. 그러면 입력전력 P₀는 거의 철손 Pᵢ와 같다. 무부하 역률은 cosθ₀ = P₀ / (V₀ · I₀) 이고, 동상성분 전류 Iw = I₀ cosθ₀, 무효성분 전류 Iμ = I₀ sinθ₀ 이다. 여자저항 R₀ = V₀ / Iw, 여자리액턴스 X₀ = V₀ / Iμ 이다. 단위는 각각 Ω이며, 예를 들어 V / A = Ω로 맞는다.
단락시험에서 측정값을 Vs, Is, Ps라 하자. 정격전류에 맞춘 시험이라면 Ps는 거의 전부 동손 Pcu가 된다. 등가임피던스 Zeq = Vs / Is, 등가저항 Req = Ps / Is², 등가리액턴스 Xeq = √(Zeq² − Req²) 로 계산한다. 여기서 Ω = V / A, 또 Ω = W / A² 이므로 단위가 일치한다. 이 값들은 모두 시험한 측 기준이며, 다른 측으로 환산할 때는 권수비의 제곱을 곱하거나 나눈다.
예제 1을 보자. 단상 변압기 무부하시험에서 V₀ = 200 V, I₀ = 2 A, P₀ = 120 W라면 cosθ₀ = 120 / (200 · 2) = 0.3 이다. Iw = 2 · 0.3 = 0.6 A, Iμ = √(2² − 0.6²) ≈ 1.91 A 이다. 따라서 R₀ = 200 / 0.6 ≈ 333.3 Ω, X₀ = 200 / 1.91 ≈ 104.7 Ω 이다. 이 시험에서 철손은 약 120 W로 본다.
예제 2는 단락시험이다. Vs = 20 V, Is = 10 A, Ps = 150 W이면 Zeq = 20 / 10 = 2 Ω, Req = 150 / 10² = 1.5 Ω 이다. 그러면 Xeq = √(2² − 1.5²) = √1.75 ≈ 1.32 Ω 이다. 이때 정격전류에서의 동손은 약 150 W로 본다. 같은 전류 조건에서 부하가 달라도 권선 온도가 비슷하다면 동손 평가는 이 값을 기초로 한다.
예제 3은 효율 계산으로 이어 보자. 정격용량 2 kVA, 역률 0.8에서 운전하는 단상 변압기가 있고, 무부하시험으로 철손 100 W, 단락시험으로 정격전류 동손 140 W를 얻었다고 하자. 정격출력은 2000 · 0.8 = 1600 W 이다. 총손실은 100 + 140 = 240 W 이므로 효율 η = 1600 / (1600 + 240) ≈ 0.8696, 즉 약 87.0% 이다. 출력과 손실이 모두 W 단위이므로 비율 계산이 자연스럽다.
전압변동률과 효율 추정에 연결되는 실제 적용
단락시험으로 얻은 Req, Xeq는 전압변동률 계산에 직접 쓰인다. 근사적으로 전압변동률은 ε ≈ (I · Req cosθ ± I · Xeq sinθ) / V 로 쓸 수 있고, 지상역률에서는 더하기, 진상역률에서는 리액턴스항이 전압을 밀어 올려 빼기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배전용 변압기에서는 단순히 손실만이 아니라 임피던스 크기와 성질도 중요하다. 계통 전압 유지와 단락전류 제한이 함께 얽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적용은 부분부하 효율이다. 부하율을 x라 하면 동손은 대체로 x²에 비례하고 철손은 거의 일정하므로, 총손실은 Pᵢ + x²Pcu,정격 으로 본다. 따라서 최대효율 조건은 Pᵢ = x²Pcu,정격 일 때 성립한다. 수험생이 자주 놓치는 부분은 무부하시험값과 단락시험값이 따로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효율곡선과 전압변동률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시험 문제에서 수치가 조금 바뀌어도 풀이 뼈대는 늘 같다.
현장·실무 관점
실제 발전소, 변전소, 배전 현장에서는 변압기를 계통에 직접 물려 큰 부하를 걸어 보는 대신, 공장 출하시험이나 정비 후 시험에서 무부하·단락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성능을 확인한다. 예를 들어 배전용 변압기는 하루 종일 가벼운 부하로 운전되는 시간도 길어서 철손이 연간 에너지 손실에 크게 작용하고, 대용량 전력용 변압기는 고부하 운전과 계통 사고 시 임피던스가 중요해 단락전류와 전압강하 검토에 직결된다. 병렬운전 검토에서도 임피던스 전압과 손실 특성은 부담분담에 영향을 준다. 결국 이 두 시험은 단순한 실험실 절차가 아니라, 운전비와 계통 안정성을 함께 가늠하는 기초 자료다.
시험장에서 바로 꺼내 쓸 핵심 정리
- 무부하시험은 정격전압, 개방상태에서 실시하며 측정전력은 거의 철손이다. 여기서 R₀, X₀, 여자전류 성분을 구한다.
- 단락시험은 저전압으로 정격전류를 흘리며 측정전력은 거의 동손이다. 여기서 Req, Xeq, Zeq를 구한다.
- 무부하에서는 동손 무시, 단락에서는 철손 무시가 핵심 근거다. 이유는 각각 전류가 작음, 자속이 작음에 있다.
- 얻은 정수는 효율, 최대효율 조건, 전압변동률, 병렬운전 검토의 바탕이 된다.
- 답안에는 절차만 쓰지 말고 왜 그 손실만 분리되는지까지 설명해야 기초가 탄탄해 보인다.